【의왕저널4호-15면】 유레카모멘트, 물의 협약과 상생의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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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저널4호-15면】 유레카모멘트, 물의 협약과 상생의 시그널
  • 김미나 기자
  • 승인 2023.04.02 0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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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비상근교수 (한세대학교)

유기농업, 조경, 도시농업, 치유농업, 귀농귀촌 등 농업분야의 강의를 한지도 20년이 되갑니다. 도시농업관리사, 농업인, 농업대학에서 다양한 사람을 수강생으로 만나고, 작물을 접하면서 느꼈던 것은 식물을 통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말, 글의 언어 이외에도 표정, 눈빛, 제스쳐, 태도 등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머리로 알면서도 행동화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가장 큰 성공의 요인은 실력이 아니라 태도로 기인된 커뮤니케이션의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식물들은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체적 언어로 서로 의사소통을 합니다. 뿌리와 지상부에서 서로 긴밀한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고등식물은 광합성에 의해 영양분을 만들기에 잎들이 햇빛을 받기에 다양한 포즈로 최선을 다합니다. 농업용어로 적절한 ‘수광(受光)형태’를 만들어갑니다. 옥수수의 경우는 상위엽은 직립하고 하부의 잎은 수평인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것은 식물들의 생존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나무의 경우에서도 참나무과나 소나무과 식물이 군락을 이룰 때, 서로의 몸이 닿지 않도록 서로 조심합니다. 울창한 소나무 숲에 들어가 하늘을 바라보면 개체별로 영역이 있다는 걸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공간을 독립적으로 지켜주고 타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생존의 중요한 현장이라 하더라도 협약은 지켜집니다. 우리는 가깝다는 이유로, 편안한 대상이라는 이유로, 너무도 싶게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는 상대공간의 침범을 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와 잘 알고 있는 그저 가까이 지내는 사람입니다. 빽빽한 수목들이 우거진 산에서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는 식물로부터 깨닫고 느끼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습니다.

식물은 인간 없이도 살 수 있을까요? 인간은 식물 없이도 살 수 있을까요? 참 바보 같은 질문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식물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식물 없이는 한순간도 살 수 없습니다.

식물은 작물이라는 인간이 만든 이름으로 단지, 인간에게 식량만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들여 마시는 산소는 식물의 작품입니다. 또한,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식물은 지구와 태양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입니다. 식물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긴장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자연이 만들어 준 선물 중에 최고의 선물이 녹색의 식물들입니다. 어쩌면 인간이 식물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식물이 이미 인간을 넓은 가슴으로 포용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 인간은 이미 자연으로부터 과분한 선물을 받고 있습니다. 그 선물을 잘 활용하는 것은 오늘에 충실하고 감사의 마음으로 긍정적의 자아감을 만드는 것입니다.

한적한 시골 담벼락에 소담스럽게 피어나는 수국을 보신 적 있으십니까? 그 아름다운 자태는 추억의 운치를 더해 줍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이 수국 꽃의 색깔은 타고난 유전적인 것이 아니라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본인들에겐 수국은 파란색을 떠올리지만, 유럽 지중해 연안 사람들은 분홍색을 상상합니다. 수국의 원래 색은 안토시아닌 성분으로 분홍색이지만, 알루미늄이온과 반응하면 청색을 띠게 됩니다. 산성토양에서 알루미늄 이온과 반응하여 수국 꽃을 푸른색으로 물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푸른색 수국이 피어있는 토양은 토양개량을 해야 재배하는 작물이 잘 자라게 됩니다. 탄산칼슘 같은 석회질을 이용하여 중화를 시킵니다. 아무것도 기르지 않은 준비단계의 토양관리가 중요하듯 우리는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 미리 준비하는 알차고 의미있는 행동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자연의 식물은 우리에게 많은 사실과 교훈을 주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생명의 시그널을 마음의 귀로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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